
롱블랙 프렌즈 L
‘한 우물만 판다’는 것, 말은 쉽지만 실천하기는 어려워. 그런데 메뉴 하나만 파서 매출액 7조원 규모로 커진 패스트푸드 브랜드가 있어. 1996년 미국의 한 대학가에서 출발한, 레이징 케인스Raising Cane's야.
이 브랜드가 30년간 고집한 메뉴는 ‘치킨 핑거 콤보Chicken Finger Combo’. 치킨 텐더 샐러드를 시키면 채소 위에 올라오는 치킨 조각 있지? 그 치킨과 음료, 코울슬로와 토스트를 조합한 세트야. 이때 고객이 고를 수 있는 선택지는 5개*뿐. 그나마도 치킨 조각 개수만 택하는 정도지.
*2025년 기준.
특별한 게 없어 보이잖아? 그런데 레이징 케인스는 2024년 기준 KFC보다 돈을 더 많이 벌었어. 미국 치킨 브랜드 중 3위*라더라? 이들이 2024년에 찍은 매출액은 약 51억 달러(약 7조4810억원). 1년 전보다도 33% 늘었지.
*1위는 칙필레Chick-fil-A, 2위는 파파이스Popeyes였다.
여기에 반전 하나 더. 사실 레이징 케인스는 창업 수업에서 ‘낙제점’을 받은 아이디어였다는 것! 치킨 핑거만 팔겠다는 생각은 어떻게 낙제점을 뚫고 지금까지 성장했을까?
Chapter 1.
똑같은 것만 먹던 대학생, 낙제점을 돌파하다
레이징 케인스의 창업자는 1972년생 토드 그레이브스Todd Graves. 그는 평소 요리를 즐기던 루이지애나주립대 경영학 전공생이었어. 언젠가 ‘내 레스토랑을 경영하고 싶다’는 꿈이 있었대.
그는 대학 수업을 들으면서 자신의 꿈을 구체화했어. ‘창업 아이템을 기획해 오라’는 과제를 받았을 때였지. 그때 토드는 ‘나처럼 돈이 부족한 대학생이 편히 가는 식당을 만들겠다’고 계획했어.
이때 정한 아이템이 ‘치킨 핑거’였어. 일단 토드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었대. 햄버거나 피자와 비교해 저렴했고, 뼈가 없어 손으로 집어 먹기 편했다는 점도 한몫했지.